책상 앞에서 쓸 수 없는 5분, 워킹맘의 뻐근한 몸을 바꾸는 법

많은 사람들이 워킹맘의 하루를 ‘육아와 업무라는 두 개의 전쟁터를 오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실제로 가장 큰 전쟁터는 퇴근 후 아이를 재우고 나서가 아니라, 하루의 절반을 보내는 사무실 책상 앞이라는 사실을 아는 이는 드물다. 흔히 워킹맘의 건강 관리를 두고 ‘시간이 없어서’, ‘병원 가기도 바빠서’라는 핑계를 대지만, 정작 문제는 시간이 아니라 접근 방식에 있다. 병원에 가기 위해 두 시간을 내는 것은 어렵지만, 모니터를 보는 사이사이 5분을 내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문제는 이 5분을 ‘무엇을 하느냐’다.

워킹맘의 신체는 전형적인 ‘가만히 있는데 손상되는’ 구조로 굳어간다. 아침에 아이를 등원시키기 위해 허리를 숙이고, 회사에 도착하면 모니터를 향해 목을 내밀고, 퇴근 후에는 한 손으로 아이를 받치면서 반대쪽 어깨가 들리는 자세를 유지한다. 이 모든 동작은 개별적으로 보면 사소하다. 그러나 이 사소한 자세들이 하루 12시간 이상 누적되면, 어깨는 앞으로 굽고 허리는 과도하게 펴지거나 반대로 굽는 ‘상체 불균형’ 상태에 이른다. 이런 상태에서 단순히 ‘스트레칭을 하라’는 조언은 무책임하다. 이미 짧아진 근육과 늘어난 근육을 구분하지 않은 채 양쪽을 똑같이 당기면, 오히려 긴장이 심한 쪽에 더 큰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진단해야 할 것은 ‘회의 중 허리를 펴는 동작’이다. 오래 앉아 있으면 누구나 한 번쯤 양손을 허리에 대고 뒤로 젖히는 동작을 한다. 이 동작은 순간적으로 시원함을 주지만, 허리의 과신전을 유발해 다음 날 더 뻐근함을 남기는 경우가 많다. 워킹맘에게 필요한 것은 이런 ‘시원한’ 동작이 아니라, 앉아 있는 동안 굳어버린 고관절 앞쪽과 가슴 근육을 풀어주는 ‘침묵의 루틴’이다. 사무실에서 눈치 보지 않고, 옆자리 동료가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조용히 할 수 있어야 오래 지속할 수 있다.

첫 번째 루틴은 의자에 앉은 채로 하는 ‘골반 시계’다. 두 손을 무릎 위에 올리고 엉덩이를 의자에 깊숙이 밀착시킨다. 이 상태에서 골반을 시계 방향으로 천천히 회전시키는데, 이때 상체는 절대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 이 동작은 장시간 앉아서 굳은 천장관절과 허리 주변 근육을 부드럽게 풀어주며, 특히 회의 중에 화면을 보는 척하면서 진행하기 좋다. 한 방향으로 열 바퀴, 반대 방향으로 열 바퀴를 돌리면 고작 1분이 걸린다. 이 동작의 핵심은 크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골반이 ‘억지로’ 움직이도록 하는 미세한 힘 조절이다.

두 번째 루틴은 목과 어깨선을 분리하는 작업이다. 워킹맘에게 가장 흔한 통증 부위는 승모근, 즉 목에서 어깨로 이어지는 선이다. 이 부위를 풀기 위해 흔히 하는 어깨 돌리기는 사실 승모근을 더 긴장시킨다. 대신 ‘턱 당기기’가 효과적이다. 턱을 뒤로 살짝 밀어 넣어 이중턱이 만들어지는 자세를 취하고, 이 상태에서 뒤통수를 위로 끌어올린다고 상상한다. 이 동작을 15초 유지하고 3회 반복하면, 앞으로 나온 목뼈가 제자리로 돌아오면서 승모근 상부의 긴장이 저절로 풀린다. 이때 절대 어깨를 움직이면 안 된다. 어깨는 ‘시키지 않는 것’이 이 루틴의 전부다.

세 번째 루틴은 회의 중에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숨은 가슴 열기’다. 두 손을 등 뒤로 깍지 끼지 말고, 대신 무릎 위에 올린 두 손을 살짝 바깥쪽으로 돌리면서 가슴뼈를 천장으로 밀어 올린다. 이때 호흡은 들이마시지 말고, 천천히 내쉬면서 가슴이 열리는 느낌에 집중한다. 이 동작은 굽은 등을 펴는 데 효과적이지만, 사실 더 중요한 역할은 ‘가로막’을 움직이는 데 있다. 하루 종일 얕은 호흡을 하는 워킹맘의 몸은 가로막이 거의 움직이지 않는다. 이로 인해 허리가 받치는 부담이 커지는데, 가슴을 열고 내쉬는 호흡을 반복하면 복부에 자연스럽게 힘이 들어가고 허리 부담이 줄어든다.

네 번째 루틴은 책상 아래에서 하는 ‘발목과 종아리’ 작업이다. 워킹맘이 아이를 안을 때 가장 많이 쓰는 근육은 종아리다. 아이를 안은 채로 몸의 중심을 잡기 위해 종아리에 지속적으로 힘을 주기 때문이다. 이 상태에서 하이힐이나 단화를 신고 오래 앉아 있으면 종아리가 단단하게 뭉친다. 책상 아래에서 구두를 벗고 발끝을 쭉 편 다음 발목을 천천히 원을 그리며 돌린다. 한쪽 다리를 반대쪽 무릎 위에 올리는 것을 ‘책상 아래서’ 할 수 있는 워킹맘은 드물기 때문에, 양발을 나란히 두고 발가락을 오므렸다 폈다 하는 것만으로도 종아리 아래쪽 근육이 움직인다. 이때 발목을 도는 속도는 ‘느리게’가 핵심이며, 회전 반경이 클수록 좋다는 오해를 버려야 한다. 작고 느린 움직임이 뭉친 근육을 푸는 데 더 안전하다.

이 네 가지 루틴을 한 세트로 묶으면 총 5분이 조금 넘는다. 골반 시계 1분, 턱 당기기 1분, 가슴 열기 1분, 발목 돌리기 2분으로 구성하면 되며, 이 사이사이에 물을 한 모금 마시는 행위를 끼워 넣으면 눈치를 덜 준다. 중요한 것은 이 루틴을 ‘아픈 날’에 하는 것이 아니라, 아프지 않은 날에 ‘예방’ 차원에서 꾸준히 하는 것이다. 이미 통증이 생긴 후 시작하는 스트레칭은 통증 부위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동작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 그러니 지금 이 순간, 허리가 본격적으로 욱신거리기 전에 진행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이다.

이 루틴을 일주일간 진행하면 나타나는 변화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오후 3시쯤 찾아오는 허리 피로가 사라진다. 이 시간대는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앉은 자세가 무너지기 쉬운 때인데, 골반 시계로 골반을 재정렬해두면 척추가 흔들리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둘째, 퇴근 후 아이를 안을 때 어깨가 덜 뻐근하다. 승모근의 긴장이 풀린 상태에서는 아이의 체중이 어깨가 아닌 척추와 골반으로 분산된다. 셋째, 잠자리에 들 때 아랫배에 힘이 들어간다는 느낌이 든다. 가로막 호흡이 활성화되면서 자세를 유지하는 데 복부 근육이 함께 쓰이기 때문이다.

직장과 가정 사이에서 몸 하나로 버티는 워킹맘에게 운동은 ‘또 하나의 할 일’처럼 느껴질 수 있다. 그래서 이 글에서 제안하는 루틴은 옷을 갈아입을 필요도 없고, 땀을 흘릴 필요도 없는 것들만 골랐다. 구두를 벗는 것 이외에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아도 되는 동작이며, 심지어 마스크를 쓴 채 회의 중에도 실행 가능하다. 귀찮음을 이기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운동을 ‘행동’이 아니라 ‘자세의 미세 조정’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하루 5분, 책상 앞에서 조용히 골반을 돌리고 턱을 당기고 가슴을 여는 동안, 당신의 몸은 이미 병원을 방문하기 전의 상태로 스스로를 관리하고 있다. 몸이 보내는 신호는 대개 ‘너무 늦기 전에’ 온다. 오늘 점심 식사 후 커피를 마시기 전에, 먼저 골반을 한 바퀴 돌려보는 것은 어떨까.